애착은 복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올리벳 대표계정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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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리학과 관련된 이야기에는 주로 애착과 자존감이 등장한다. 그러다 보니 애착 노이로제 자존감 노이로제에 빠지는 부모들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한 민국의 가정은 아이 중심으로 돌아 가는데, 그것도 모자라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하며 더 많은 것을 주려고 애쓴다. 사실 많은 육아서와 심리도서에서 보여주는 부모의 모습, 특히 늘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엄마의 모습이란 마치 바비 인형의 몸매처럼 비현시적이다. 아이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소리 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의 엄마들에게 육아서 속 엄마는 멀게만 느껴진다.


이 책에서도 물론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애착이란 애착 손상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다.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양육자가 제 아무리 애착 손상을 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해도 아이에게 애착 욕구를 좌절시키지 않을 수는 없다. 초보 엄마 일수록 더욱 그렇다. 처음부터 엄마인 사람이 어디 있겠나?


애착손상을 주지 않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착 손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애착은 한번 깨지면 붙일 수 없는 유리그릇 같은 것이 아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오히려 더욱 더 단단해 지는 인간의 몸과 같다. 애착이 한번도 손상되지 않았기에 애착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깨지면서도 이를 다시 복구하고 연결시키기 때문에 단단해 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 살 짜리 아이가 밤 늦게까지 계속 자기 않고 칭얼거려서 “야 너 정말 안잘거야?”라고 큰 소리를 질렀다고 해보자 깜짝 놀란 아이는 더 울며 보챈다. 엄마는 울지 말라며 더 큰 소리를 낸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좋겠지만 이런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는 엄마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날 이다.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없다는 듯이 그냥 지나 갈 게 아니라 아이의 마음에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 00야 알 잤어? 어제밤에 엄마가 소리 쳤을 때 마음이 어땠어?”라고 하면서 속대화(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이의 내적 경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마음도 모르고 “소리 쳐서 미안해!”라며 섣불리 사과하거나 “엄마도 지쳐서 빨리 쉬고 싶을 때가 있어”라며 화난 이유를 먼저 이해시키려는 대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착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알아서 해 주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궁금해 하고 물어봐 주는 부모다.


뒤늦게 라도 아이의 좌절된 욕구와 위로받지 못한 감정을 이해해 주는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아이의 애착 손상은 충분히 회복된다. 그렇다고 매번 이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열에 한 두번 정도라 해도 이런 회복 경험은 아이에게 인간 관계의 좌절을 영구적 좌절이 아니라 일시적 좌절로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애착 손상을 회복한 경험이 없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금이 간 관계를 회복시키기기 어렵다. 안정적 애착이란, 끝없는 단절(brake)-회복(repair) 경험으로 만들어 지는 동아줄이지, 부모의 초인적 인내와 정성으로 한번도 금가지 않고 빚어낸 도자기가 아니다. 그러니 제발 천사 같은 부모가 되려고 하지 마라. 일시적인 단절을 받아들이되 다시 연결을 회복시켜주는 부모가 되라.

 

-‘관계를 읽는 시간’ 중에서-

(문요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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