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관제탑 안에서 벌어지는 한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초긴장 상태. 실내의 전면 스크린은 뒤죽박죽 뒤엉켜 날고 있는 항공기들로 가득합니다. 안절부절못하며 허둥대는 직원들. 사태 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관제탑 내부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자. 이제 당신 마음속에 꿍하니 자리 잡고있는 울화가 바로 화면 속의 비행기라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땅으로 내려올 생각은 않고, 몇 날 몇 주가 지나도록 공중 선회만 계속하고 있는 문제의 항공기. 다른 비행기들은 이미 오래전에 착륙했지만, 당신이 도통 삭이질 못하여 마음 속에 끌어안고 있는 ‘울화제트기’만 아직 저 위에 남아 귀중한 하늘을 혼자 다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상 연료까지 몽땅 써버리면서 말입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이런 비행기가 돌아다닌다면

아마도 당신에게는

* 매사를 지나치리만큼 자기 자신과 관련 시켜 생각하든가

* 마음에 상처를 입어 괴로울 때 그 책임을 상처 준 장본인에게 모두 떠넘기든가

* 끊임없이 반복할 단골 넋두리를 만들어 내든가

한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용서란

* 공중선회하는 이 끌탕 비행기에 착륙 허가를 내리면서 당신이 마음속에 느끼는 평화로서

* 당신에게 유익한 것일 뿐 절대로 당신을 괴롭힌 자를 위한 것이 아니며

* 이 행위를 통해 당신은 그동안 잃어버렸던 내면의 힘을 되찾게 됩니다.

* 또한 용서는 자기 기분이 그렇게 된 책임을 스스로 떠맡겠다는 각오도 포함되는데....

* 당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목적이 있을 뿐 상처를 낸 상대방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 야구공 던지기를 배우듯, 훈련을 통해 배워 익힐 수 있는 기술인 용서는

* 당신에게 감정 조절 능력을 키워 줄 뿐 아니라

*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증진 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 상처 받은 피해자가 아닌 씩씩한 용사로서 자기 인생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이 용서라 는 행위는

*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며

* 따라서 누구나 용서하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서가 아닌 것으로 가려내야 할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어

* 인정머리 없는 행위를 참고만 있다거나

* 마음 아픈 일을 당하고 나서 없던 일로 잊어버리는 것, 또는

* 부당한 일을 애써 좋게 봐주는 것은 용서가 아닙니다.

* 용서는 초월적 경험도 종교적 체험도 아닌 현실의 일입니다.

* 자기가 받은 상처를 부정하거나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는 것도 용서는 아니며

* 자기를 공격한 사람과 화해하라든가

* 아예 감정 자체를 갖지 말라는 뜻은 더욱 아닙니다.

‘마음 상하면서도 화낼 권리를 포기하는 게 용서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용서 연구 결과는, 용서하는 사람들은 분노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를 위한 선택 용서 용서 - 용서는 어떻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구원하는가?’ 중에서